2017년 여자친구와 영화관에 갔다가 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관람평 입니다. 췌장을 먹는다니 이거 무슨 스릴러 영화인가 싶지만 12세 관람가에 여주인공 하마베 미나미 미모에 봤던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첫사랑이 왜 슬픈 것인가 알게 해주는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결말 해석 시작해 보겠습니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정보
장르 멜로, 로맨스
감독 츠키카와 쇼
각본 요시다 토모코
원작 스미노 요루 라이트 소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제작 이치카와 미나미, 야마우치 아키히로, 칸베 아키라
주연 키타가와 케이코, 오구리 슌, 하마베 미나미, 키타무라 타쿠미
상영 시간 115분
제작 기간 2016년 9월 10일 ~ 2016년 10월 28일
스트리밍 OTT 보러가기 WATCHA, Wavve
상영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목차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리뷰
첫사랑 영화는 모든 것이 서툴었던 시절의 풋풋함이 매력 아닌가 싶습니다. 건축학개로 수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천옌시, 말할 수 없는 비밀 계륜미 등 명작들은 하나같이 답답한 남주인공에 매력넘치는 여주인공이 포인트인데요.
첫사랑 영화의 공식울 그대로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매력은 시작부터 비극을 예고하는 뻔한 눈물샘 자극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아린 여운이 남는 것입니다. 벚꽃처럼 환하게 폈던 하마베 미나미와 미쟝셴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흥행 기록
월드 박스오피스 $32,869,465
일본 박스오피스 35.2억엔
대한민국 총 관객수 493,821명 (2025년 4월 9일 재개봉)
원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소설이 200만 뷰를 달성한 명작으로 실사 영화는 누적 35억엔의 대흥행을 기록하면서 로맨스 대표작입니다. 관객수만 놓고보면 천만 영화가 가득해서 초라해 보이지만 마이너인 일본 실사 영화 흥행 중에는 순위권에 들어갑니다.
잠깐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관전포인트를 설명하면 원작 소설을 모르고 보시는 분은 상황이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여주인공이 대체 왜 남주인공에게 빠진 것일까하는 의문을 가지시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남자이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어린 왕자 여우 이야기와 김춘수 시인의 <꽃>을 생각하고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남일 때는 의미없는 존재이지만 감정을 가지고 보면 소중한 존재가 되는 그런 첫사랑 이야기 입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출연진
야마우치 사쿠라 – 하마베 미나미 : 췌장에 병을 앓고 있는 시한부 여학생
하나베 미나미 필모그래피를 잠깐 소개하자면 본작에서는 청순한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면 <카케구루이>에서는 광기어린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아역배우 시절 실사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데 <사키>, <철벽 선생>, <시인장의 살인> 등이 있습니다.
시가 하루키 – 키타무라 타쿠미 : 아웃사이더 소년
아웃사이더 소년 치고는 너무 잘생긴 키타무라 타쿠미는 사실 배우가 아니라 가수 입니다. 가수로서 배우를 겸업하고 있지만 의외의 연기파 배우로 <도쿄 리벤저스>, <유토리 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 등을 보면 같은 배우인가 할 정도로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줍니다.
타키모토 쿄코 – 오오토모 카렌
미야타 카즈하루 – 야모토 유마
타카히로 – 사쿠라다 도리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줄거리
하루키가 사쿠라의 죽음을 알리면서,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백하듯 읊조리면서 추억을회상하는데…
4월 22일, 도서관 정리일을 하는 하루키는 맹장 수술을 위해 들린 병원에서 우연히 사쿠라가 놓고 간 노트인 ‘공병문고’(共病文庫)를 보게 됩니다. 하루키는 사쿠라가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학교에서 도서위원이 된 사쿠라와 다시 만나게 되는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명대사
책장을 정리하던 중 사쿠라는 갑자기 하루키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합니다. 시한부인 사쿠라는 자신과 함께 보낼 시간을 시간을 주겠다며 반 강제로 일요일에 밖에서 만나 같이 점심을 먹기로 약속합니다. 얼떨결에 시작된 두 사람의 데이트에서 소심한 모습의 하루키에게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데…
하루키는 사쿠라의 버킷리스트 제안으로 둘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출발하고 나서야 멀리 간다는 걸 안 하루키는 당황하지만 사쿠라의 제안에 순순히 응합니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주인 할머니를 밀치며 행패를 부리던 진상 아줌마를 사쿠라가 제지하지만 정작 하루키는 우물쭈물대다 끝이 납니다.
시한부인 사쿠라는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진행하는데…
두 사람은 예약한 호텔로 가는데 호텔 측의 실수로 둘이 같은 방을 쓰게 되면서 같은 방에서 술도 마시고 ‘진실이냐 도전이냐’ 게임을 합니다. 진지한 사쿠라와 다르게 하루키는 우물쭈물하며 그냥 통상적인 질문만을 반복하자 사쿠라는 대답할 질문과 도전할 행동을 먼저 들은 후 진실 혹은 도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꿉니다.
규칙을 바꾸고 나서 사쿠라가 게임을 이기자 하루키는 도전을 선택하고 자신을 침대에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하루키는 사쿠라를 공주님처럼 앉아서 침대에 눕혀 줍니다. 그리고 다음 진실게임에서 하루키는 진실을 대하고 사쿠라는 뜻밖의 질문을 던집니다.
너는, 내가 사실 죽는 게 정말 무섭다고 말하면, 어떻게 할 거야? – 영화 명대사 중에서
잠시 사쿠라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잊고 있었던 하루키는 현실을 자각하고 속마음을 감춘 채 도전을 다시 선택합니다. 속마음을 감추는 하루키에게 실망하지만 대신 침대에서 같이 자라는 벌을 대신 내립니다.
그 때 교코의 전화가 걸려오고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사쿠라가 하루키에게 재밌었냐고 묻자 여행 내내 딱딱했던 하루키가 엄청 재밌었다며 처음으로 속마음을 고백합니다. 하루키가 처음으로 속마음을 솔직히 얘기한 때문인지 사쿠라의 기분도 좋아지는데…
돌아오는 길에 사쿠라는 하루키에게 자신의 췌장을 먹어 달라는 고백을 합니다.
“누가 날 먹어 주면, 그 사람 안에서 살 수 있대. 난… 살고 싶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영원히.”
둘만의 여행 이후 친해진 하루키는 사쿠라의 집으로 놀러가고 장기도 두고 비디오게임도 하던 중 사쿠라가 하루키를 유혹하는 19금 장난을 칩니다. 갑작스런 사쿠라의 행동에 하루키가 진지해지자 장난이라며 웃지만 하루키는 사쿠라를 침대로 넘어뜨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두 팔을 꽉 누릅니다.
‘연인이 아닌 남자인 친구와 해선 안될 짓 해보기’ – 영화 명대사 중에서
사쿠라가 눈물을 보이자 그제야 정신이 든 하루키는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옵니다.때마침 사쿠라의 집 근처에서 학생위원이자 사쿠라의 전 남자친구인 타카히로를 만나는데, 타카히로는 사쿠라와 그만 만나라면서 하루키를 때립니다.
뒤늦게 이 광경을 본 사쿠라는 더 이상 자신과 자신의 주변 친구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하루키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갑니다. 자신보다는 널 좋아해서 찾아온 전 남친 타카히로가 낫지 않느냐는 말에 우연은 없다는 말로 고백 아닌 고백을 하는데…
‘우연이 아니야 흘러온 것도 아니야. 우린 모든 걸 스스로 선택해서 여기까지 온거야’ – 영화 명대사 중에서
둘은 화해를 하지만 사쿠라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학교에 결석하게 됩니다. 결석한 사쿠라를 위해 하루키는 병문안을 와 수업 내용을 알려주고 같이 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병문안을 오면서 사쿠라의 절친인 교코와 마주치게 됩니다.
어느 날 밤 갑자기 전화가 오고, 자신을 데리고 여행을 가달라는 말에 불안해진 하루키는 병원으로 뛰어갑니다. 안색이 좋지 않은 사쿠라를 보고 걱정하지만 느닷없이 ‘진실 혹은 도전’ 게임을 다시 하게 됩니다. 사쿠라가 걱정된 하루키는 화를 내면서 처음으로 진심을 그녀에게 고백합니다.
하루키의 불길한 예감대로 공병문고에 수명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과 걱정하는 하루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 번 더 여행하고 싶다는 사쿠라에게 하루키는 화를 내며 왜 곧 죽을 것처럼 이야기하냐며 울먹거리면서 진심을 전합니다.
‘전화했을 때부터 말투도 이상하고, 행동도 이상해. 너 진짜 뭐 있는거지? 이래 봬도 난, 이런 널 정말 걱정하고 있다고!’ – 영화 명대사 중에서
자신이 살면 좋겠냐고 질문에 하루키는 망설이지 않고 ‘엄청’이라고 고백합니다. 감동받은 사쿠라는 이 이야기를 공병문고에 엄청 울었다는 말과 함께 적습니다. 하루키의 걱정과는 달리 사쿠라는 퇴원을 하고 둘은 벚꽃을 보러 가기 위해 첫 데이트를 했던 디저트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는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결말
카페에서 기다리던 하루키는 문득 사쿠라를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퇴원한 사쿠라와 문자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사쿠라가 자신에게 칭찬을 해달라고 합니다. 하루키는 잠시 고민하다가 사쿠라처럼 고백을 합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문자를 보내고 하루키는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감감무소식에 한참을 기다리다 저녁을 먹으며 뉴스를 보면서 알게 됩니다. 사쿠라가 묻지마 살인으로 살해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됩니다.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하루키는 집에서 책만 읽다가, 문득 사쿠라의 ‘공병문고’를 떠올리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사쿠라의 집에 가서 사정이 있어서 장례식과 빈소에 참석하지 못해서 향불만이라도 피우고 싶다며 사쿠라의 어머니께 부탁합니다. 향불을 피우고 어머니께 사쿠라에게 빌렸던 책을 돌려주며, 사실은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사쿠라의 병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공병문고’를 보여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쿠라 어머니는 하루키에게 전해주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공병문고를 전해줍니다. ‘공병문고’를 읽고나서야 사쿠라에 대한 자신의 걱정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두려웠고 살고 싶었던 그녀의 속마음을 알게 되는데…
다 읽고 돌아서려는데 하루키에게 남겨 놓은 글이 있다는 엄마의 말에 다시 읽어 봅니다. 뒤에는 사쿠라의 유서와 절친 쿄코, 하루키를 위해 쓴 편지가 보게 됩니다. 편지를 읽고 나서야 하루키는 자신의 진심을 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앍게 됩니다.
원작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사쿠라의 유언장
처음 병원에서 만나고 아직 네 달밖에 안 됐네?
신기하다.
나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너와 함께 보낸 듯한 느낌이야.
아마도 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나름대로 충실한 시간을 보냈던 모양이지?
일기에도 썼지만, 나는 실은 그보다 한참 전부터 네가 마음에 걸렸어.
왜 그런지, 너는 알까? 네가 자주 말했던 그거야.
정답은, 실은 나도 생각했었거든, 너와 나는 분명 정반대 쪽에 선 사람이라는 거.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래서 왠지 마음에는 걸렸는데 도무지 친해질 기회가 없었어.
그러던 참에 우연히 맞부딪혔잖아.
이제는 뭐, 친해질 수밖에 없겠다, 라고 생각했지.
결과적으로 우리 둘, 이만큼 친해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요즘에는 지나치게 친해진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드문드문 들려오더라.
뭐랄까, 연인 놀이라고나 할까.
내 마음대로 이름을 붙여봤지만, 그거 진짜 가슴이 두근두근했어.
아직 껴안은 것뿐이라서 괜찮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장난으로 키스쯤은 해버리는 거 아닌가 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얘기야
뭐, 난 그것도 나쁘지 않아.
폭탄 발언인가?
하지만 정말 그래도 괜찮아.
연인 사이만 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좋아.
잠깐 고민하긴 했는데 이제 뭐, 아무려면 어때?
네가 이거 읽고 있을 때, 나는 이미 죽어버렸을 거고, 좀 더 솔직해질래.
진짜 솔직히 말해서 나는 몇 번이나, 정말 몇 번이나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어.
이를테면 그거, 네가 첫사랑 얘기를 해줬을 때, 나 정말 가슴이 두근거렸어.
호텔 바에서 술을 마셨을 때도 그렇고, 처음으로 내가 먼저 껴안았을 때도 그렇고.
하지만 나는 너와 연인이 될 마음은 없었고, 앞으로도 연인이 될 생각은 없어.
….라고 생각해, 아마도
어쩌면, 연인이 되었다면 꽤 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걸 확인할 시간이 없잖아?
게다가 우리 사이를 그런 흔해빠진 이름으로 부르는 건 싫어.
사랑이라느니 우정이라느니, 그런 건 아니지, 우리는.
만일 네가 나를 사랑했다면 어떻게 했을지, 그건 좀 마음에 걸린다.
너한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지만.
아, 그 얘기와 관계가 있으니까 내친 김에 병원에서 내가 진실이냐 도전이냐를 하자고 했을 때, 뭘 물어보려고 했었는지 알려줄게.
나는 답을 듣지 못하니까 규칙 위반은 아니지?
내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은 “왜 너는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라는 거야.
나, 기억하고 있어. 신칸센에서 내가 잠들어을 때, 고무밴드를 타악 튕겨서 나를 깨웠지?
이름을 불러서 깨우면 될 텐데 넌 그러지 않았어.
그때부터 줄곧 신경써서 지켜봤어.
그랬더니 너는 정말 한 번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더라.
항상 너, 너, 너, 라고만 했지.
그때 그걸 너한테 물어봐도 될지 어떨지 망설였던 것은 혹시 네가 나를 싫어해서 이름을 부르지 않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나는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돼.
게다가 그걸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어.
나, 자신감 같은 건 전혀 없으니까.
나는 너와는 달리 주위 사람들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나 자신을 만들어낼 수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생각 때문에 진실이냐 도전이냐에 기대지 않으면 물어볼 수 없는 질문이었는데, 요즘 들어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
여기서부터는 그냥 내 마음대로 해본 상상이야. 틀렸더라도 용서해줘.
너는 나를 네 안의 누군가로 만드는 게 두려웠던 거 아닐까?
네가 말했었지?
너는 이름을 불렸을 때 주위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상상하는 게 취미라고.
상상을 하고, 그게 옳건 옳지 않건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다고.
이건 나한테 유리한 내 멋대로의 해석이지만, 너는 나를 어느 쪽이건 상관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거 아닐까?
그래서 네가 해왔던 것처럼 내가 혼자 상상할 것이 두려웠다든가.
네가 부르는 내 이름에 의미가 붙는 게 두려웠다든가.
머지않아 잃게 되리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나를 ‘친구’나 ‘연인’으로 만드는 게 두려웠다든가.
어때, 내 생각이?
정확히 맞혔다면 내 무덤 앞에 매실주라도 한 잔 따라주도록 해!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람과 사람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까.
지금까지의 너와 나처럼.
아차, 네가 두려워한다고 자꾸 말했지만, 그래서 너를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런 건 아니야.
나는 너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나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대단한 사람.
좋아, 내친 김에 네가 지난번에 했던 질문에도 대답해줄게.
어때, 서비스가 좋지?
나는 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
엇, 별로 알고 싶지 않다고?
그렇다면 읽지 말고 그냥 건너뛰어도 돼.
나는 말이지…., 너를 동경했어.
얼마 전부터 계속 느낀 바가 있었거든.
내가 너 같았으면 좀 더 어느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고, 슬픔을 너나 우리 가족에게 내보이는 일도 없이,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서만, 오로지 나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나 자신의 책임으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의 내 인생은 최고로 행복해.
하지만 주위에 사람이 없어도 단지 자신 혼자만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너를 나는 동경했어.
내 인생은 항상 주위에 있는 누군가가 없어서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라고.
누군가와 비교당하고 나를 비교해가면서 비로소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어.
그게 ‘내게 있어서의 산다는 것’이야.
하지만 너는, 너만은, 항상 너 자신이였어.
너는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너 자신을 응시하면서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었어.
나도 나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싶어.
그래서 그날 네가 돌아간 뒤에 나 혼자 울었던 거야.
네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준 날, 나에게 더 오래 살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해준 날.
친구라느니 연인이라느니, 그런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네가 나를 선택해준 거잖아.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를 선택해준 거잖아.
처음으로 나는 나 자신으로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어.
처음으로 나는 나 자신이 단 한 사람뿐인 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
고마워.
17년, 나는 너에게 필요한 사람이기를 기다렸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벚꽃이, 사쿠라가,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 스스로 선택해서 너를 만난 거야.
죽기 전에 너의 발뒤꿈치라도 따라가고 싶어.
…..라고 써놓고 나서 문득 깨달았어.
이런 흔해빠진 말로는 안 되겠지?
나와 너의 관계는 이런 흔해 빠진 말로 표현하기에는 아까운 관계니까.
그래, 너는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역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공병문고’를 다 읽고 난 하루키는 어머니께 사쿠라의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부탁합니다. 수많은 미확인 메시지 중에서, 하루키는 자신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메시지가 전해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통곡하는데…
‘죄송한데 제가 좀 울어도 되겠습니까’ – 영화 명대사 중에서
시간이 지나서 12년 후 다시 현재로 돌아온 하루키는 불현듯 사쿠라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도서관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뒤늦게서야 깨달은 사쿠라의 편지와 유서를 읽고 나서야 하지 못했던 말들을 알게 됩니다. 그 땐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
하루키는 사쿠라의 당부대로 교코에게 뒤늦게 찾아왔다며 고백합니다. 하루키는 사쿠라의 유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으로 교코와 친구가 되고 싶다며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마음을 열면서 끝이 납니다.
‘나와 친구가 되어 주겠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소설 결말
소설 결말 자세히 보기
사쿠라가 죽기 전 만나기로 약속했던 그 카페에서 교코를 만납니다. 교코는 여전히 하루키를 적대적으로 대하지만 사실은 사쿠라가 병을 앓고 있었다며 사쿠라의 유언인 ‘공병문고’를 보여줍니다. 교코는 하루키에게 왜 사쿠라가 병에 걸린 것을 알려주지 않았냐며 화를 냅니다. 하루키는 교코와 친구가 되고 싶다며 말하지만 교코는 대답 없이 울면서 뛰쳐 나갑니다.
그리고 1년 후
하루키와 교코는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사코라의 묘에 성묘를 하러 함께 갑니다. 어느덧 친해진 교코에게 우리 행복하게 살자며 뜬금없는 말을 건넵니다. 잠시 프로포즈인가 오해하지만 하루키는 사실은 껌소년이 교코를 좋아하고 있다고 알려 줍니다.
성묘를 마치고 내려오는 두 사람의 등 뒤로 사쿠라의 안심한 듯한 웃음 소리가 들리는데…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결말 해석
모두가 예상했던 새드 엔딩이지만 갑작스런 묻지마 살인 엔딩 때문에 호불호가 살짝 갈리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첫사랑 이야기와 함께 시간의 소중함을 말하기 위해서 최고의 선택이지만 그 때문에 두 사람의 행복한 순간을 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결말입니다.
‘시한부인 나도 그렇지 않은 너도 하루의 가치는 같아.’ –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명대사 중에서
모든 것이 서툴었던 하루키에게는 다가가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하필 그 상대는 시한부인 사쿠라입니다. 뒤늦게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마음을 전하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한채 남은 시한부 시간 마저도 기다려주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엔딩입니다.
사쿠라는 왜 갑자기 하루키를 좋아하게 됐을까?
영화는 갑자기 왜 퀸카인 여자애가 아웃사이더 남자를 좋아하게 됐을까라는 의문을 남기면서 끝이 나는데 사실 유언장에서 알려 줍니다. 공병문고 사건이 있기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고 그때를 기회로 친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사쿠라는 자신이 떠나고 나서 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해서 연인도 친구도 아닌 중간에서 밀당 아닌 밀당을 한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유언장 내용이 다 나오지 않아서 조금 갑작스럽게 나오는데 유언장을 읽어 보시면 이해가 됩니다.
‘나는 역시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뜻
극 중에서는 내장을 먹으면 그 영혼이 깃든다는 말로 사랑을 고백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여기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시한부인 사쿠라는 자신이 떠나도 기억해달라는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연인이 아니라 연인 놀이를 하는 것도 곧 죽을 자신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않도록 일부러 놀이로 연출한 것입니다.
이걸 알고 보면 이 영화가 진짜 슬픈 첫사랑 영화입니다. 시한부와 첫사랑이 담긴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만 사랑을 알기도 전에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줄어들수록 점점 간절해지고 결국 연인이 되기로 하지만 묻지마 살인으로 인해서 연인 놀이로 끝난 영화입니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관람평
첫사랑 이야기가 항상 고구마 100개 먹은 답답함이 매력인데 거기에 시한부가 더해지면서 더 슬픈 영화입니다. 새드엔딩이라서 슬픈 것이 아니라 사랑을 미처 알기도 전에 묻지마 살인으로 신기루 처럼 사라져서 슬픈 것입니다.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라고 하면 하나베 미나미가 허그하는 장면, 진실 도전 게임, 병원으로 달려간 하루키 등등을 대부분 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마베 미나미가 퇴원하고 데이트를 준비하는 장면입니다. 영화에서 처음으로 벚꽃처럼 활짝 핀 모습을 짧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드디어 두 사람의 첫 사랑이 이루어지려는 순간을 벚꽃으로 그린 미장센이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명장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순간은 벚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는 순간으로 마지막 잎새를 은유적으로 암시한 장면입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애니 소설 영화 비교
대체로 소설 > 영화 > 애니메이션 순으로 완성도를 평가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애니는 좀 극단적인 캐릭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그래도 불꽃놀이 등 명장면은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소설 매니아 분들에게는 의외일 수 있는데 원작 소설이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떡밥들을 여운으로 남겼고 뒤늦게 깨닫는 하루키 처럼 관객들에게도 다시 생각해봐야 알 수 있도록 장치해 놓은 설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만 본 사람들은 사쿠라의 갑작스런 죽음이 야속하게만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설 보다 영화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역시 하마베 미나미 입니다. 묻지마 살인으로 영화는 끝이 나지만 관객들의 췌장 속에 영원히 스며들었으니까요!
한줄평 : ‘나도 역시 하마베 미나미의 췌장을 먹고 싶어’